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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지난 3월 말에 보고 온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에 대해서 간단히 리뷰를 남겨보려 합니다. 


제가 이 공연을 보게된 계기는 친구의 강력추천 때문이었는데요. 친구의 추천을 받고 예매를 하려고 보니 남은 좌석이 거의 없더라구요. 그래서 급해진 마음에 계속해서 예매사이트를 들락거리다가 약간 뒤쪽이긴 하지만 괜찮은 자리를 구해서 예매했어요. 


공연 장소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이었습니다.

예술의 전당은 공연관람시 주차시간이 넉넉해서 좋더라구요~ 5시간에 4천원! 게다가 저는 경차할인 50% 받아서 2천원에 주차를 할 수 있었습니다. 





CJ토월극장 입구쪽에 가면 이렇게 윤동주의 책상을 구현해 놓은 포토존이 있어요. 






예매티켓을 찾고 나니 매표소에서 노트같은 것 하나를 주셨는데, 이게 뭔가 했더니 바로 윤동주의 육필 원고철(사본) 이었어요! 

윤동주 시인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무료로 증정중이라고 합니다. 뜻밖의 선물을 받아서 감동받았어요 T_T 전 관람객에게 주려면 노트 제작 비용도 만만치 않았을 텐데.. (사회인이 되고 나니 이런거 있으면 원가계산부터 하게 되는 직업병(?)이 생겼네요 ㅎㅎ) 






이날의 캐스트는 윤동주-박영수, 송몽규-김도빈, 강처중-조풍래, 정병욱-김용한, 이선화-송문선 이었어요.

윤동주 역에는 박영수, 온주완이 더블캐스팅 되었는데, 친구가 박영수배우가 노래를 그렇게 잘한다고 강력추천을 해서 박영수 캐슷으로 티켓팅을 해보았습니다. 박영수 배우는 사진에도 보이는 것처럼 굉장히 마르고 여리여리한? 느낌인데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만큼은 박력과 파워가 엄청나더라구요. 



<관람 포인트별 후기 -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있을수 있습니다>



무대구성

이 공연을 통해 서울예술단의 공연을 처음 접했는데, 공연 처음부터 끝까지를 관통하는 소감은 "정말 잘 짜여져 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R석 6-7만원대의 그렇게 비싸지 않은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앙상블이 굉장히 많이 등장했고 무대구성이 매우 촘촘했어요. 주역들이 앞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 동안에도 뒤쪽의 앙상블들 역시 쉴새없이 등장하고, 그들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연기하고 있습니다. 저는 초반에는 주인공의 무대보다 그 뒤쪽 사람들 구경하는게 더 재미있어서 살짝 흐름을 놓치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그만큼 풍성한 느낌을 주었고 여러 번 보고 싶게 만드는 극이었습니다. 


의상

다채로운 앙상블의 역할 만큼 의상또한 다양하게 구성되어 볼거리를 만들어 주었는데요. 예를 들면 똑같은 교복처럼 보여도 카라나 치마 스타일 등 세부적인 디테일이 다 조금씩 다르게 들어가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될 법한 세부적인 것들에까지 디테일하게 신경을 쓴 모습에 정말 완성도가 있는 극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토리

영화 '동주' 와 예능 '무한도전-위대한 유산'으로 인해서 윤동주의 일생이 이전보다 더욱 친숙해 진 상황에, 이 공연을 보게 되었는데요. 마침 저는 영화 '동주'를 공연을 보기 바로 며칠 전에 봤던 터라 저도 모르게 스토리 비교를 많이 하게 됐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영화 동주는 윤동주의 개인적인 이야기라기 보다는- 윤동주와 송몽규의 전체적인 삶의 궤적을 담담하게 따라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었습니다. 하지만 이 공연 <윤동주, 달을 쏘다.>는 윤동주라는 시인의 고뇌와 투쟁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극이었습니다. 윤동주에게 포커싱한 만큼 송몽규나 강처중의 캐릭터가 영화에 비해서 뚜렷하게 그려지지는 않았고 (그렇다고 해서 아예 흐릿하지는 않게끔, 배분이 잘 되어 있었습니다.) 대신 윤동주에 더 깊이 포커싱 된 만큼 중간에 선화와의 러브라인이 영화보다 비중있게 들어가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흐름은 윤동주가 주변 친구들에 비해 적극적으로 투쟁하지 못하는 스스로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 이후 선화를 만나서 '시로 싸우는 것'에 대해서 배우고 자신감을 갖고 -> 더 공부를 하기 위해서 일본에 가고 -> 시를 씀으로써 일제에 항쟁을 하지만, 투옥당하고 죽음에 이르게 되는 내용입니다. 1막은 윤동주가 일본에 유학가기까지를 그리며 대체적으로 가볍고 즐거운 분위기였다면, 2막은 일본에서 활동을 하다 투옥되고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무거운 내용이었네요. 


넘버

넘버 부분은 아쉬웠던 것이, 어쩐지 제 귀에는 콕콕 박히는 넘버들이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와 이 노래 진짜 좋다!' 라고 생각될만한 노래가 몇 없었어요. 그래도 그중에 정말 가슴에 확 박힌 넘버가 있으니, 바로 극 제목이기도 한 <달을 쏘다> 입니다. 거의 마지막 즈음에 윤동주가 죽어가면서 부르는 노래인데요. 가사도 멜로디도, 그리고 박영수배우의 목소리도 너무 절절하고 호소력 있어서 저도 모르게 가슴이 쿵 했네요. 


좋은 건 나눠야 하니 :) 유튜브에서 가져온 박영수배우의 달을 쏘다 영상을 첨부합니다. 






친구의 추천으로 급 보고 온 작품인데,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역시 추천작은 일단 봐야 해요!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음에 이 공연이 올라오면 그때는 좀더 가까운 좌석에서 보고 싶네요. 


그리고 앞으로 서울예술단 공연은 꼭 챙겨보고 싶습니다. 올 여름에는 '신과 함께' 로 돌아온다고 하는데 무척 기대하고 있어요!!  

그때는 공연 보고 와서 바로 따끈따끈한 후기를 써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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